기쁨을주는사람

[스크랩] 저에겐 네 분의 어머니가 계십니다 ...

기쁨을주는사람 2012. 5. 10. 00:13

 

 

 

저에겐 네 분의 어머니가 계십니다 ...

저를 낳아 주신 어머니,
저를 키워주신 할머니, 고모, 작은 엄마
모두 잊을 수 없는 분이십니다.
네 살 때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재가 하셨고, 그 빈자리를 메꿔주신 덕분에
밝은 아이로 자랄 수 있었습니다.

지난 주 작은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부고를 받고 처음엔 믿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결혼해서
함께 걸어온 시간을 생각하면 작은 엄마의 부재는
할머니의 부재만큼이나 힘들게 다가왔습니다.

이제 환갑인데,
그동안 아프다는 말씀도 없으셨는데,
그렇게 무정하게 가실 수는 없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찾아뵙지도 못하고,
전화도 못 드렸는데 황망히 떠나시다니요.

작은 엄마가 떠난 자리엔
쓰시던 성경 필사본만 남았습니다.
작은 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세 번째 필사 중이셨다고 합니다.
쓰다 만 노트를 펼쳐보니 또박 또박 쓴 글씨가
제 눈엔 자꾸만 흐리게 보였습니다.

마음을 다스릴 겸 윤영란 수녀님이 쓴
「나도 예쁘고 너도 예쁘다」란 책을 잡았습니다.
새로 나는 성경공부를 통해 어르신들과 더불어
말씀과 삶을 접목시킨 사례들이 제 가슴을 뜨겁게 했습니다.
삶을 변화시키는데 말씀보다 좋은 건 없구나! 하는 감탄과 동시에
비로소 작은 엄마를 하늘나라로 보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말씀 안에서 말씀으로 정화되셨을 작은 엄마,
너무 늦은 고백이지만 사랑합니다!

                                                                     바오로딸 홈지기수녀 드림 ...

 

Evening Bell / Sheila Ryan (Celtic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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