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을주는사람

[스크랩] 이보시게 친구 : 서산대사

기쁨을주는사람 2011. 10. 11. 00:42
이보시게 친구 : 서산대사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 순간 들여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 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 사람 마음 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생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 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 가지 계획과 만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지는구나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踏雪野中去 / 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 / 불수호난행 눈덮힌 광야를 가는 이여, 아무쪼록 어지럽게 걷지마라. 今日我行蹟 / 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 / 수작후인정 오늘 그대가 남긴 발자국이, 뒤따라오는 사람들의 이정표가 되리니!! 萬國都城如蟻매 / 만국도성여의매 千家豪傑若醯鷄 / 천가호걸약혜계 만국의 서울은 개미집과 같고 장안의 호걸들은 쉬파리만 같구나 一窓明月淸虛枕 / 일창명월청허침 無限松風韻不齊 / 무한송풍운불제 달 밝은 창가에 맑은바람 베고누우니 끝없이 부는 바람소리 가락이 애닯도다.
출처 : 기쁨을주는사람
글쓴이 : 윤재/프란치스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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