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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입니다 ...

기쁨을주는사람 2010. 4. 21. 22:18

 

 

 큰일입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뻥뻥 터지는 사고소식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시간입니다.
하나의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또 다시 품어야할 아픔들이 줄을 섭니다.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한 마음 사이로
작은 기억이 떠오릅니다.

좀 일찍 아버지를 주님 품으로 보내드리고
오래도록 힘들었던 기억입니다.
그 상처를 풀어내고 화해하고 품는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더랬습니다.
어린 나이에 혼자서 겪어내야 했던 아픔이
의식하지 못해도 꽤나 버거웠던 모양입니다.

수도원에 와서 그때의 아픔과 마주하면서 알게 된 것은
그 당시 작은 위로와 격려만 있었더라도
조금은 수월하게 그 긴 터널을 빠져나왔겠다 싶습니다.
어머니도 형제들도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미쳐 서로에게 ‘많이 힘들지’라는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등 한번 다독여 주지 못했던 것입니다.

아마 그 때 누군가 힘든 시간 버티고 있는 제게
토닥여주는 작은 말 한마디 해 주었다면
아버지를 잃은 상처가 조금은 빨리 아물었을 듯합니다.
서로의 존재가 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서로의 존재가 참 큰 힘이 됩니다.

올 해로 바오로딸이 한국에 진출한지 50년입니다.
50년의 감사를 담아 ‘주님 사랑해요’라는 기도 노래 음반을 만들었습니다.
노래는 두 배의 기도가 된다고들 합니다.
신음하는 세상을 위해 간절함을 담아 수도자들의 기도 노래를 봉헌합니다.
부디 이 보잘 것 없는 기도가 아픔 중에 있는 이의 마음을
다독여 주어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초창기 가난하고 어렵던 시기에 빛이 되어 주셨던 주님께서
아픔 중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영혼들의 손을 잡아주시고
또 하나의 ‘은총의 역사’를 만들어 내시길 빌고 또 빌어봅니다.

바오로딸 홈지기수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