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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성주간 전에 부활 준비를 하려 시장에 나갔다가 ...

기쁨을주는사람 2010. 3. 31. 09:59

 

 

 

이른 아침, 성주간 전에 부활 준비를 하려 시장에 나갔다가
늦은 아침을 먹기 위해 음식점에 들어갔더랬습니다.
음식점 주인 할머니께서는 믿음이 없으심에도
가끔 나타나는 수녀들을 반겨주십니다.

적당한 자리를 잡고 앉아서 따뜻한 국물로
새벽의 찬 공기를 털어내고 있으려니
장사준비로 분주하시던 할머니께서 말을 건네십니다.

“수녀님! 내 이야기 좀 들어보세요.
어느 날, 수녀님 두 분이 오셔서 앉아 계시는데
마침 다리가 불편하신 분들이 두 분 들어오는 거예요.
그런데 일층에는 더 이상 자리가 없고
그분들 보고 이층으로 올라가라 할 수도 없어서
수녀님들께 이층으로 올라가실 수 있는지 양해를 구했지요.
그런데 한분은 그러겠다 하시는데
다른 한분은 ‘그럼 그냥 가겠다’며 일어나서 나가버리더라구요.
난 그때 참 난감하대요. 수녀님 생각은 어때요?”

밥을 먹다가 갑자기 머리가 띵해집니다.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을 만큼 부끄러웠습니다.
그 순간 수녀님들께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지 싶습니다.
우선 대신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혹시
수녀님들 연세가 많으셨는지 여쭤보니 아니랍니다.
그랬으면 그런 부탁 하지도 않았답니다.

벌써 2,3주 전 일이라며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들으며
수도자가 삶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할 때
누군가의 마음에 짐을 얹어 놓는 것임을 새삼 기억하게 됩니다.

그래도 주인 할머니는 넉넉한 웃음을 웃으시며
지금은 종교가 없지만 후에라도 다니고 싶고
그때는 천주교를 다닐 생각이라며
밥 먹고 있는 수녀들 마음을 가볍게 해 주십니다.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음식점을 나서면서
맘에 품고 있던 것 말씀 해주시니 참 고맙다는 생각을 합니다.

약함과 부족함 때문에 상처받고 걸려 넘어지는 이들을 기억하며
성주간 동안 주님 곁에서 깊은 기도를 올리고자 합니다.

바오로딸 홈지기수녀 드림


늦은 아침을 먹기 위해 음식점에 들어갔더랬습니다.
음식점 주인 할머니께서는 믿음이 없으심에도
가끔 나타나는 수녀들을 반겨주십니다.

적당한 자리를 잡고 앉아서 따뜻한 국물로
새벽의 찬 공기를 털어내고 있으려니
장사준비로 분주하시던 할머니께서 말을 건네십니다.

“수녀님! 내 이야기 좀 들어보세요.
어느 날, 수녀님 두 분이 오셔서 앉아 계시는데
마침 다리가 불편하신 분들이 두 분 들어오는 거예요.
그런데 일층에는 더 이상 자리가 없고
그분들 보고 이층으로 올라가라 할 수도 없어서
수녀님들께 이층으로 올라가실 수 있는지 양해를 구했지요.
그런데 한분은 그러겠다 하시는데
다른 한분은 ‘그럼 그냥 가겠다’며 일어나서 나가버리더라구요.
난 그때 참 난감하대요. 수녀님 생각은 어때요?”

밥을 먹다가 갑자기 머리가 띵해집니다.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을 만큼 부끄러웠습니다.
그 순간 수녀님들께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지 싶습니다.
우선 대신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혹시
수녀님들 연세가 많으셨는지 여쭤보니 아니랍니다.
그랬으면 그런 부탁 하지도 않았답니다.

벌써 2,3주 전 일이라며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들으며
수도자가 삶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할 때
누군가의 마음에 짐을 얹어 놓는 것임을 새삼 기억하게 됩니다.

그래도 주인 할머니는 넉넉한 웃음을 웃으시며
지금은 종교가 없지만 후에라도 다니고 싶고
그때는 천주교를 다닐 생각이라며
밥 먹고 있는 수녀들 마음을 가볍게 해 주십니다.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음식점을 나서면서
맘에 품고 있던 것 말씀 해주시니 참 고맙다는 생각을 합니다.

약함과 부족함 때문에 상처받고 걸려 넘어지는 이들을 기억하며
성주간 동안 주님 곁에서 깊은 기도를 올리고자 합니다.

바오로딸 홈지기수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