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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을주는사람 2013. 7. 16. 09:27

 

 

 

   

 박근혜 대통령과 펑유란

 

펑유란(馮友蘭)이 1934년 완성한 ‘중국철학사’는
중국인이 쓴 최초의 중국 철학사다.
  
그는 1948년 미국 대학의 방문교수로 있으면서 강의 교재로 쓰기 위해 영어로 된
‘A Short History of Chinese Philosophy’라는 책을 새로 펴냈다.
그의 ‘중국철학사’는 1983년 영어로 완역돼 중국 철학사의 표준서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2007년 5월 ‘월간에세이’에 기고한
‘내 삶의 등대가 되었던 동양철학과의 만남’이라는 글에서
“숨 쉬는 것조차 힘들던 시절 내 삶의 한 구석에 들어와
인생의 큰 스승으로 남은 것이 펑유란의 ‘중국철학사’”라며
“논리와 논증을 중시하는 서양철학과는 달리 동양철학에는
바르게 살아가는 인간의 도리와 어지러운 세상을 헤쳐 나갈 지혜의 가르침이 녹아 있었다”고 썼다.
박 대통령의 방중에 앞서 중국에서 출판된 책 ‘박근혜 일기’에 이런 내용이 실리면서 중국 언론에서 화제가 됐다.
▷장즈쥔(張志君)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이 올 1월 박 대통령 당선 축하 특사로 왔을 때 꺼낸 첫말이 “펑유란은 제 스승입니다”였다.
 
장 주임이 베이징(北京)대학을 다닌 1970년대 펑유란은 교수로 있었다.
펑유란은 1949년 장제스(蔣介石)가 대만으로 가면서 함께 가자고 요청했지만 뿌리쳤다.
 
그 대신 마오쩌둥(毛澤東)에게 “과거 봉건철학을 강의하고 국민당을 도왔다. 현재 나는 사상을 개조해 마르크스주의를 공부하기로 결심했다”는 편지를 썼다. 마오쩌둥은 그를 베이징대에 복귀시켰다.
 
▷박 대통령은 수첩공주란 별명답게 ‘중국철학사’에서 맘에 드는 글귀들도 기록해뒀던 모양이다.
그는 얼마 전 기자 간담회에서는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읽어보니 ‘이거 내가 실천하고 있는거  아’ 라고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 글귀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깊은 방안에 앉아 있더라도 마음은 네거리를 다니듯 조심하고, 작은 뜻을 베풀더라도 여섯 필의 말을 부리듯 조심하면 모든 허물을 면할 수 있다.”

 

 

馮友蘭이 직접쓴 족자를 박대통령에게 선물하였다
 
이 족자는 펑유란의 외손녀가 보관해 온 것으로 그는 박 대통령에게 이를 선물하면서 "박 대통령이 외할아버지의 책을 보신 소중한 친구이기 때문에 선물하는 것"이라며 "만약 외할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이를 박 대통령께 드리는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족자가 대단한 이유는 중국의 문화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문화재청 격인 국가문물국에 등록돼 있는 '문물(文物)'로 박 대통령에게 전달하기 전 문물국의 허가를 얻었다고 합니다.
청와대는 "이 작품은 문물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과정 때문에 우리 측에 사전에 통보가 없이 칭화대 연설 직후 전달된 '깜짝 선물'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이 자랑하는 문화재라는 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족자에 담긴 내용입니다.
펑유란은 만 89살이던 1984년에 중국 당나라 때 시인 왕창령(王昌齡·698∼756)의 '부용루송신점'(芙蓉樓送辛漸)을 붓글씨로 썼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寒雨連江夜入吳(한우연강야입오):
차가운 밤비 강물을 따라 오나라 땅으로 흐르는데.
平明送客楚山孤(평명송객초산고):
이른 아침 친구 떠나 보내니 초나라산이 외롭게 보이는구나.
洛陽親友如相問(낙양친우여상문):
낙양의 벗들이 내 소식을 묻거들랑.
一片氷心在玉壺(일편빙심재옥호):
한 조각 얼음같은 마음 옥 항아리에 담겨 있다 하게.
 
부용루는 중국 강소성 진강에 있는 누각입니다.
이 장소는 처음에 오나라 땅이었다가 나중에 초나라 땅이 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같은 지역을 뜻합니다. 이 시는 왕창령이 자신의 절친한 친구인 신점을 낙양으로 떠나 보내기 직전에 애절한 심정을 노래한 절창(絶唱)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 족자를 받은 날은 공교롭게도 베이징 방문을 마치고 시안으로 떠나는 날이었습니다.
이 시를 놓고 비유하자면 중국은 저자인 왕창령이고 그의 친구인 신점은 박근혜 대통령에 해당합니다.
마지막 구절에 나오는 '일편빙심'(一片氷心)은 아주 맑고 깨끗한 마음을 뜻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으로 귀국한 뒤 사람들이 중국이 어떠했느냐?고 물으면 박대통령과 한국을 향한 중국의 마음은 한 조각 얼음처럼 순수했다"고 답해주기를 바라는 심정인 듯 합니다.
아무튼 펑유란의 이 서예 족자는 중국이 엄청나게 고심한 끝에 선정한 '맞춤형 선물'임에 틀림없습니다. 박대통령이 잘 아는 펑여우란과  관계 되는 것 중에서도 중국인의 마음을 담은 것을 고르다보니 국가 문화재를 아낌없이 내주는 결정을 한 것입니다.

중국의 '박근혜 사랑'이, 중국통인 박대통령에 대한 보답 때문인지,
아니면,  좀 더 두고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만섭 님의 메일에서 2013.07.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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