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열 토마스 신부
"이중언어 교포사제 많이 배출되야"
시드니브리스번 방문 "사순피정"지도
"지상의 교회는 미완성, 기도와 용서 절실"
방송(평화방송) 출연과 강연,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국내외 가톨릭 신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김웅열 토마스 신부(청주교구 소속)가 약 3주간 호주를 방문해 한인커뮤니티에서 '성령세미나'
의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느티나무 신부님'으로 불리는 김 신부(충북 음성군 소재 감곡 매괴
성당 주임 사제)는 지난 19~22일 시드니에서 사순 특강(피정)을 주관, 특유의 달변으로 참석한
수천여며으이 한인들을 압도했다. 시드니 와이타라한인성당(정윤섭 요셉 신부)에서 주최한
김웅열신부 추청 사순특강 성령세미나는 나흘 동안 매일 1200명이 한인들이 참석하는 높은
호응도를 보였다. 상당수의 개신교 신자들과 일반 교민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마지막 날인
22일(금) '은총의 밤'에는 미사 후 십자가 보목친구예절과 치유 기도에 1,500명이 참석하는
대성황을 이뤘다. 이 십자가 보목은 오래 전 교황청이 보관하던 예수가 처형 당한 실제
십자가를 작게 잘라 주교단과 가톨릭 교회 발전에 공헌이 많은 가문에게 헌정된 것으로
진품을 얻기 매우 힘들다고 한다. 김 신부가 공개한 십자가 보목은 미국 서부 타마코 강연에
참석한 한 교민 할머니를 통해 어렵게 전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이
할머니는 아일랜드계 미국인으로부터 가문의 보물을 어렵게 손에 얻은 후 미국을 방문한 김
신부에게 전달했다. 인터넷에서 '느티나무 카페'를 운영하는 김신부는 23~29일 브리스번
한인교회 (김기환 신부)에서 사순 특강을 지도한 뒤 시드니로 돌아와 3월 2일 (일) 와이타라
성당에서 미사를 공동집전한 후 출국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연 평균 100회 이상을 피정지도
활동을 하는 성령쇄신 지도신부인 김신부의 인터넷 카페는
http://cafe.daum.net/thomas0714. 다음은 김웅열 신부와 일문일답.
>한국 외에 많은 해외 한인 성당을 방문해 특강, 성령 세미나 지도
등을 해오면서 어떤 공통점이 있습니까?
" 가톨릭 교우를 포함한 대부분의 해외 교포들은 열성적으로 이민생활을 하고 있고 신심도
매우 좋습니다. 이 결과 여건에 비해 빨리 자립하는 것 같습니다. 10여년 전에 이어 두 번째
방문한 호주도 비슷해 보입니다. 기독교인의 교포 생활은 대체로 가정-직장-교회 3각 관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인 교회는 신앙 공동체인 동시에 내 존재(아이덴티티)가
확인되는 장소란 특수성이 있습니다. 또 주류사회에서 받은 상처나 콤플렉스를 승화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교회 안에서 자신이 무시됐다거나남이 알아준다고 믿었던 프로필을
호주에서 인정받지 못해 심적 또는 폐쇄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폐단은 모두
일치(화해)와 사랑의 근본인 용서, 희생 등 섬기는 정신과는 거리가 먼 개념입니다.
교우들의 신앙생활에서도 영성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교포사목 성공률 20~30% 불과"
>해외 교포사목(가톨릭교회)에서 성공사례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왜 어렵다고 보십니까?
"해외 교포 사목은 장소가 어디든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호주도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성공률이 대략 20~30%라고 추산합니다. 한국 교구에서 파견되는 한인사제는
수십년 현지에 뿌리를 내린 교포들의 삶과 이질 문화, 관습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적응 기간에 사제와 교우 모두 인내와 기도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또 교우들이
교회 문제 해결에서 지나치게 세속적인 '박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교회에 도입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김신부는 호주 한인동포 1.5~2세대에서 많은 성소자(사제 지원자)가
나오기를 기대했다. 호주를 비롯한 서구 가톨릭 교회가 사제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은
반면 한국은 성소자가 많아 부러운 실정이다. 현지 언어와 문화에 능숙한 이중언어
(bi-lingual) 한인 동포사제가 많이 배출돼야 교포사목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 신부는 미국의 경우 동부는 10여명의 동포 사제가 신학교에 재학 중이며
LA에서는 한국 교구에서 파견된 사제가 철수하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교회 안 '패거리' 조성 안될 말"
"종교인 보다 신앙인으로 거듭나야"
>신자들의 교회 안과 밖에서 다른 모습(이중성)이 종종 지탄을 받기도 합니다.
"기독교인이 숫적으로 많지만 존경받는 크리스찬은 많지 않다"는
세간의 '쓴 소리'도 자주 들립니다.
"호주 한인사회도 그럴 것입니다. 분명 한국 가톨릭도 숫적으로 많이 늘었습니다.
양적으로 성장하면서 교회 안에서 세속적 잣대로 쉽게 평가를 하는 풍토가 만연합니다.
세상적인 카리스마(재력,권력)가 있는 신자를 중심으로 그룹을 만들어 뭉치는
'패거리'가 교회 안에서도 존재합니다. 세력(파벌)을 형성하고 영향력이나 집단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이 비일비재 합니다. 교우 간 돈거래로 인한 다툼과 송사, 성적 유혹과
파문도 있습니다. 하느님이 자리할 여지가 없는 이런 모습은 종교인일 뿐 신앙인이
아니라는 반증입니다. 교회 생활의 처음은 종교인이더라도 열매를 맺는 삶을 사는
신앙인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조급할 때, 작은 위기상황에 놓이면 하느님은 까맣게
잊고 내 삶이 우선이 되는 생활로는 영적으로 성숙한 신앙인이 되 수 없습니다.
또 이런 교인들을 보고 실망해 교회를 멀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지상의 교회는 미완성입니다. 성경에서 비유한 것처럼 '밀과 가라지'가 섞여 있는데
가라지만 보지 말기를 바랍니다. 믿음의 대상이 될 수 없이 단지 노력하는 존재인
인간을 보고 신앙생활을 하면 반드시 상처를 받게 됩니다. 상처를 회복하려면 그 중심에
하느님을 두어야 합니다. 영적 균형감을 회복하도록 교포사회에서도 좋은 강사를
과감히 초빙하는 투자가 필요합니다."
>교회 안의 대인관계나 이민 생활에서 받는 상처, 고통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신앙인의 가장 강력한 영적 무기는 기도입니다. 교회 안에서 봉사도 그 밑에 기도가
깔리지 않으면 생색내기에 불과합니다. 남의 눈을 의식하고 서운함을 느끼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지어야 할 십자가는 개개인 모두 다릅니다. 상처 극복도 기도로 해결이
가능합니다. 의지와 지성, 감정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의지만 너무
강하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지성이 지나치면 메마릅니다.
또 감정에 치우치면 기복이 심해집니다. 신앙생활 안에서도 조화와 분별력이 요구됩니다."
" 세속 유혹 너무 집요, 혼란 시기 전통 고수해야"
> 요즘 멀티미디어 시대에서 유혹이 너무 강하다는 지적이 자주 나옵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어둠의 장난인 유혹은 너무도 달콤하고 집요합니다. 도처에 널려있는
성적 유혹으로 겉으로는 멀쩡해보이지만 아타깝게도 속으로는 골병이 들어 가정이 쉽게
파괴됩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인터넷을 통해 성문란에 노출돼 정신적인 황폐와 가치관
혼란을 겪습니다. 세상 가치(비정상)를 정상으로 여기는 (착각하는) 풍토에 젖어들기
쉽습니다. 신앙인으로 바보스럽게 사는것, 정도(正道)를 지키려는 매우 힘든 노력을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나타나는 주님의 음성을 통해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살므이 지표를 만드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인간 본능적인 요소가 담긴
유혹을 신앙인의 바른 자세로 거부하기 힘들지만 굳은 각오와 노력으로
'잘 견뎠다.'는 영구한 평화를 얻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혼란기에 전통을 찾는 것도
유혹을 불리치는 한 방법이 됩니다."
>어디까지 개방을 수용해야 하는 지 혼동이 되기도 합니다.
"낮은 곳을 두루 살펴야 하는 교회는 세상을 향해 열려 있어야 합니다. 개방적인 자세로
항상 열려있돼 거룩함을 지킬 수 있어야 합니다. 개방은 주체성 상실 때문에 위험
요소를 내포합니다. 너무 개방을 하지 않으면 폐쇄적, 편협하고 용기 없는 겁쟁이가 될
수 있습니다. 영혼이 열려있돼 세상적인 수단과 부조리와 타협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교회의 타락은 절망입니다.
교회는 거룩함을 지키는 이 세상의 마지막 보루입니다."
'사순' 회개 정화 통한 준비 기간
기독교에서 사순(四旬, 40일)기간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 고통을 체험하는
가운데 자신의 삶을 회개와 보속으로 새롭게 하여 다가올 부활(easter) 축제를
준비하는 의미가 있다. 재의 수요일 (Ash wednesday)로부터 교회 전례적으로
사순시기가 시작된다. 숫자 '40'은 하느님을 만나기 전에 또는 하느님의 백성으로
태어나기 위해 거치는 정화의 준비의 기간을 상징한다. 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과 단절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참회와 속죄로써 자신을 정화할 때 '40'
이라는 숫자가 종종 등장한다. 예를 들어, 노아 홍수로 새 세상을 준비할 때 40일간
비가 내렸고, 이스라엘 백성은 약속의 땅을 들어가기 전에 40년간 광야를 헤맸으며,
모세는 십계명을 받기 전 40일간 단식했다. 예수님게서 공생활 전에 40일간
광야에서 단식하신 것도 대표적인 예이다.
대담=고직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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